9시 쯤 호텔을 나서 Las Vegas를 향해서 출발.
과연 자동차의 나라라는 미국답게 도로 표지판이 너무 잘되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었고 어렵지 않게 뜨거운 모하비 사막 언저리를 관통하여 Las Vegas 까지 이르는 15번 고속도로로 접어 들수 있었다.
하지만 도로 포장상태는 썩 좋지 못했던 데다 뜨거운 지열까지 겹친 탓인지 고속도로 위에는 곳곳에 타이어가 터진 조각들이 널려 있어 섬뜩한 느낌을 주었다. 새삼 렌트한 차가 새 차에 새 타이어인 것이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했고 다음번에 미국에서 차를 렌트할 때는 다른 건 몰라도 반드시 타이어는 체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처럼 도로변 휴게소도 거의 없었고 기름을 넣는다든가 간단한 식사를 위해서는 고속도로에서 내려 인근의 도시로 들어갔다 다시 나와야 했다.
Bastow를 지나 모하비 사막 언저리로 접어들 무렵 아뿔사! 핸드폰과 노트북 충전기를 LA호텔에 놓고 온 사실을 발견했다. 어제 저녁 착실하게 충전한답시고 침대 옆 콘센트에 꽂아놓고 깜박한 것!
호텔에 전화를 하기 위해 마침 나타난 도로변 휴게소에 들어갔으나 휴게소는 황량하기 짝이 없었다. 화장실과 햇빛을 가릴 수 있는 곳에 설치된 탁자 몇 개가 전부였다. 전화를 찾아봤으나 또 다시 황당한 경험을 했다. 전화에 동전을 넣을 수 있는 곳이 없었던 것! 교환을 통해 전화를 설치한 회사의 선불 전화카드를 이용하거나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수 밖에 없었는데 어렵사리 안되는 영어로 신용카드로 장거리 통화를 신청하고 카드 번호를 불러 주는 순간 창언이가 와서 수화기 후크를 건드리는 통에 말짱 도루묵! 으아~~~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더워 죽겠는 판에, 홧김에 창언이에게 버럭...
어쩔 수 없이 라스베가스 가서 전화를 하기로 하고 서둘러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차로 돌아와 출발.
라스베가스의 Circus Circus호텔에 도착한 건 계획대로 오후 4시가 조금 지나서였다. 하지만 거기서 호텔 체크인을 하는데 무려 1시간을 넘게 기다려야만 했다. 휴가철이어서 그런지 평일인데도 호텔로비는 체크인 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고 줄서서 기다리는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겨우 체크인을 마치고 짐을 풀고 나서 라스베가스의 그 유명한 호텔들을 둘러보기 위해 거리로 나섰지만 이번에는 아내가 더위를 먹었는지 너무 힘들어 했다. 아닌게 아니라 7월의 라스베가스는 정말 덥다 못해 뜨거운 도시였다. 워낙에 사막 한 가운데 지어진 도시인데다 객실이 몇 천개씩 되는 대규모 호텔들과 자동차의 에어콘에서 뿜어나오는 열기, 이런 것들 때문에 과장이 아니라 정말 사우나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었다. 아마 40도는 문제없이 넘었으리라 생각된다. 오는 길에 택시 운전사의 말에 의하면 지난 주에는 화씨 100도가 넘었다고 하는데 화씨 100도면 섭씨로 얼마정도 되나?
아무튼 관광이 뭐라고 축 처진 아내와 볼이 벌겋게 익은 애들을 데리고 처음으로 보러간 곳이 Venetian 호텔의 곤돌라! 천정의 이탈리아 풍의 벽화들과 곤돌라 사공(이름이 뭐라 그러던데?)들이 부르는 노래가 인상적이었다. 다음에 간 Mirage 호텔의 대형수족관과 열대우림은 유료였고 무엇보다 이미 관람 시간이 끝나 불발로 끝내고 Mirage와 Treasure Island 간 모노레일을 타고 Treasure Island로 이동.
볼이 빨갛게 익은 민지
원래 Treasure Island는 해적선 쇼로 유명했으나 최근에 해적선 쇼가 끝나고 새로운 Siren of TI를 공연하고 있었다. 역시 공짜에는 외국사람도 마찬가지인지 벌써 호텔 앞은 사람들로 인산인해였고 몇 차례 바람이 거세서 공연이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고 뜸을 들인 다음에 공연 시작.
내용은 대충 해적들 중 한명이 Siren의 노래 소리에 혹하게 되는 것을 계기로 Siren으로 대표되는 여자, 그리고 해적으로 대표되는 남자간 싸움이 시작, 커다란 배를 무대로 꾸미고 현란한 춤과 음악 그리고 배가 폭파하는 것 같은 무대 장치 등 공짜 쇼 치고는 정말 볼만한 쇼였다. 결국은 서로를 인정하고 끝내는 것으로 쇼가 대충 마무리.
조금 있다 바로 옆의 Mirage에서 하는 화산쇼는 생각보다 별로였고 호텔로 돌아와 간단한 샌드위치와 LA에서 사온 소주 한잔으로 뜨거운 라스베가스의 첫날 밤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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