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8월 29, 2019

스위스 여행 여섯째 날 8. 13(화) : 종교와 권력 그리고 지식과 신

스위스 여행의 마지막 날입니다. 오늘 일정은 오전에 상트 갈렌(St. Gallen) 대성당 관람 후 아펜젤을 들러 샤프하우젠(Schaffhausen)에서 라인폭포를 구경하고 취리히 공항으로 이동해서 귀국 비행기를 타는 것입니다.
우리 가족은 선택관광인 라인폭포 유람선은 타지 않기로 했습니다. 오늘 하루 가이드가 현지에 사는 교포 여자분으로 바뀌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부터 인솔자로 동행했던 남자 가이드 보다 나은 듯합니다.

상트 갈렌 대성당은 어제 보았던 루체른의 성당들보다 좀 더 화려한 느낌이었습니다. 민트색과 금색, 특히 천정벽화로 장식된 화려한 성당 내부를 보다보면 중세시대 종교의 힘이 얼마나 막강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도서관도 고풍스럽지만 어딘지 모르게 금욕적인 수도자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는 느낌.
성당과 도서관을 둘러보면서 가이드가 상트 갈렌과 연관된 유명한 카톨릭 성인들과 그들이 끼친 영향을 열심히 설명했던 거 같은데 무신론자인 제 기억에 남아 있는 건 거의 없네요. 단지 권력이라는 것이 시대와 장소에 따라 모습이 바뀐다는 생각, 그리고 도서관 관람용 덧신이 벗겨지지 않게 하려면 발걸음을 질질 끌 수 밖에 없다는 깨달음 정도입니다.

상트 갈렌 성당(출처: 인터셋)도서관(출처: 인터넷, 어차피 여긴 사진 촬영 금지)

다음으로 들렀던 ‘아펜젤’이라는 곳은 여행가이드에는 ‘스위스 속의 스위스’라고 표현되어 있는 작은 동네입니다. 아펜젤 치즈와 맥주가 유명하고 아직도 주민들이 광장에 모여 주의원과 상원의원을 선출하는 직접 민주주의를 실행하는 동네라고 가이드가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펜젤에 도착해서 둘러봐도 저는 이 동네가 그렇게 특별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가이드 설명으로는 징기스칸의 몽골군이 여기까지 쳐들어와서 그 영향으로 남아있는 동양적인 문양과 장식들이 특별하다고 하는데 제 눈에는 그게 그거 같습니다. 무식/무교양의 소치 이겠지요. 그나마 기억나는 것은 점심--이날 점심은 스위스 전통음식인 뢰스티였습니다-- 먹으러 들어간 식당입구에 있던 식당주인과 테니스 선수인 페더러가 같이 찍은 사진 정도…
그냥 평범한 스위스의 작은 마을이라는 것 자체가 특별함일까요? 아! 참, 최소한 이날 아펜젤에서 여권을 잃어먹은 분에게는 이 동네가 아주 특별한 곳으로 남겠네요.

샤프하우젠에서는 무노 요새라는 곳에 잠깐 들렀다가 이번 여행 마지막 일정인 라인 폭포로 이동했습니다. 샤프하우젠은 독일과 인접하고 있어 중간에 기사 분이 교통체증을 피해 과감히 독일 국경을 넘는 바람에 아주 잠깐 동안 독일 구경도 했고요. 라인폭포에도 관광객들이 많았습니다. 중국말 특유의 억양에 옛날 인도 갔었을 때 자주 들었던 ‘챨로 챨로!’ 라는 말도 들리고...
저와 아내는 폭포를 보며 맥주를 마셨고, 민지는 여기서 계속 망설였던 소울음 소리 나는 요상한 장난감(?)을 질렀습니다. 스위스 소라 그런지 울음소리가 ‘음매’ 보다는 ‘우앵’에 더 가깝게 들립니다.


여기까지가 스위스 여행기 끝입니다.
여담으로는 아펜젤에서 여권을 잃어버리신 분이 다행히(?) 우리 돈으로 70만 원 쯤이나 되는 배송비를 물고 경찰서에 보관되어 있던 여권을 찾아 같은 비행편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는 거하고, 저는 비행기 좌석이 혼자 창가쪽으로 배정되면 맥주보다는 위스키가 낫겠다는 여행 팁을 얻었다는 거 정도입니다.

0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