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2월 15, 2006

미서부 여행기 9 - 2004. 8. 3.(화)

7시 쯤 일어나 아직 자고 있는 애들은 그대로 둔 채 호텔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빵과 커피, 쥬스로 아침을 먹고 8시쯤 출발. 어제 푹 쉬었던 덕분에 컨디션도 그럭저럭 좋아진 것 같았다.

남쪽 입구를 통해 요세미티 공원에 도착해서는 Mariposa grove의 유명한 sequoia 나무들을 보러갔다. 중학교때 영어교과서에 나왔던 자동차가 지나간다는 거대한 나무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자동차로 기억하고 있던 것은 실제로는 마차였고 그 나무는 1966년엔가 1967년엔가 바람에 쓰러져 이제는 Fallen Wawona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California라는 이름을 가진 조금은 작은 또 다른 tunnel tree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혹시 모르겠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자동차가 지나가는 나무가 요세미티가 아닌 다른 곳에 있는 나무일 수도...

뜨는 나무 vs 지는 나무

요세미티를 안내해 놓은 책자에 보면 Glaciar point road를 타고 Glaciar point까지 가보라고 소개되어 있지만 역시 아쉽게도 우리에겐 그럴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 그저 Yosemite Village까지의 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멀리 보이는 Half dome과 Bridal Veil 폭포를 보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사실 요세미티 공원은 하루 이틀에 둘러보는 그런 곳이 아니라 며칠씩 캠핑을 하면서 하이킹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자연을 즐기기에 알맞은 곳인 듯 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요세미티를 떠나 샌프란시스코로 출발.

Oakland를 거쳐 Bay bridge를 통해 도심으로 들어갔는데 그때부터는 정말 운전이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조금만 틈이 있어도 끼어들고, 빵빵거리고 깜박이 안 키는 것이 LA보다 더 심했다.

예약해 놓은 여관으로 빠져 나가는 exit를 놓친 탓에 지도를 보며 더듬 더듬 도심으로 다시 들어와야 했는데 이건 정말 악몽이었다. 도심이니까 일방통행이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사거리 곳곳을 45도로 관통하는 도로에다 버스전용 차선, 도로 표지판마저 LA처럼 잘 되어 있지 않아 무려 1시간을 거리에서 헤메다 8시 경에야 그야말로 겨우 여관을 찾을 수 있었다.

제일 싼 여관을 골랐다고는 하지만 숙박비가 하루에 우리나라 돈으로 하룻 밤에 10만 원짜리였는데도 시설은 너무 형편없었다. 그것도 도심이라고 주차료를 따로 내야 했으니...

여관에 짐을 풀고 당초 계획대로 Fisherman's wharf에 저녁을 먹으러 가기 위해 여관을 나섰다. 여관 주인으로부터 지금 이 시간에 거리에 나가는 게 괜찮다는 대답을 듣기는 했지만 주변에 인적이 별로 없고 부랑인들과 홈리스등이 많은 것을 보니 왠지 좀..... 미국에서 밤에 나가는 것은 처음이었고 아내는 굉장히 불안해 했다. 사실 불안하기는 나도 마찬가지였고 결국 두세 블럭을 걸어가 한 10분 쯤 전차를 기다리다가 근처 중국집에서 볶음밥과 닭고기 국수로 저녁을 먹고 다시 여관으로 되돌아 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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