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12월 20, 2006

새로 조립한 얼룩이 컴퓨터

창언이 녀석이 자기 컴퓨터의 바이오스를 만져서 클럭 주파수를 잔뜩 높여 놓는 바람에 cpu가 맛이 가버렸다. 그래서 핑계삼아 내가 쓰던 펜티엄 3 코퍼마인 866 MHz짜리 PC를 창언이에게 주고 새로 피시 -한/영 키의 압박- 를 하나 장만키로 했다. 한 4년 정도 정말 잘 사용해 정도 많이 든 컴퓨터였는데... 완제품을 살 수도 있었지만, 약간 비싸더라도 부품을 사서 직접 조립하기로 맘을 먹고 한 1주일 정도를 인터넷에서 부품을 골랐다. 하기는 마누라 말을 빌리자면 심심하면 일부러 컴퓨터를 고장내서 뜯었다 붙였다하는 나이니 이런 재미를 그냥 놓칠수는 없지.

지출을 최대한 줄이기 위하여 가급적 있는 부품은 그대로 활용하려고 했으나 cpu를 바꾸니 당연히 메인보드도 바뀌고 또 요즘 나오는 보드는 모두 DDR2 메모리만을 장착할 수 있는 지라 결국은 하드 디스크와 CD-Writer, DVD player를 제외하고는 모두 바꾸는 수 밖에 없는 것으로 견적이 나왔다. 또 요즘 나오는 cpu와 그래픽 코어가 열이 많이 나오는 것들이어서 기왕에 바꾸는 김에 20,000원을 더 투자하여 120mm 팬을 두 개 달수 있는 케이스까지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총 금액은 330,000원. 원래는 300,000원 한도를 생각했었는데 케이스와 쿨링 팬때문에 30,000을 초과해 버렸다.

  • CPU : AMD 올리언즈 3500+ 87,000원
  • 메인보드: 기가바이트 GA-M55plus-S3G 82,000원
  • 메모리: 디지웍스 PC2-5300U 골드 2개 102,000원
  • 파워: 400W 급 27,000원
  • 케이스: 스카이디지탈 FLY 20,000원
  • 쿨링 팬: 120mm 저소음 6,000원
  • 쿨링 팬 필터: 3,000원
  • 그래픽 코어 쿨러: APACHI White Wing 7 3,000원
  • 이것 저것 알아보고 조립하기 위해 내가 들인 공: Priceless

CPU는 Intel이 아닌 AMD 것을 골랐는데 가격도 가격이려이니와 요즘 AMD 프로세서가 굉장히 좋아졌다는 말을 듣고 한 번 써보기로 결정했다. 정작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은 케이스였는데 결국은 120mm 팬 두개를 장착할 수 있고 전면에 1394 포트가 있는 스카이디지탈 FLY로 결정. 하지만 디자인은 지금도 영 맘에 안든다.

드디어 어제 주문한 부품이 모두 도착해서 퇴근 후 조립을 시작해 밤 1시까지 끙끙댄 끝에 대충 마무리. 조립을 하다 보니 케이스에 붙어 있던 쿨링 팬과 추가로 구입한 팬, 그리고 그래픽 코어 쿨러 팬이 모두 3pin 짜리여서 3pin 커넥터가 하나 모자란다. 이걸 하나 더 구입해야 하는데 2000원 짜리 하나 사자고 4,000원 주고 택배를 시킬 수도 없고 참 난감한 상황. 그렇다고 직접 가는 것은 더 귀찮고... 이따가 퇴근 길 중간에 어디 컴퓨터 부품가게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예 전선을 벗겨내서 그냥 연결을 해버려?

또 케이스가 싼 값을 하는지 박스를 여니 뒷면 손나사 두개가 벌써 찌그러져 있었다. 설상가상 전면의 CD 커버가 CD를 토해내고 닫는 과정에서 자꾸 걸리기를 반복, 아예 커버를 떼 버렸다. 그 바람에 검정 케이스에 하얀색 CD와 DVD, 그리고 플로피가 한칸씩 얼룩 덜룩하게 참 요상한 모양이 되어 버렸다. 성능에 지장이 없는 부분이니 하고 넘어가기는 하지만 무슨 달마시안 컴퓨터도 아니고... 그래도 다행스러웠던 것은 디지웍스 메모리가 보드에 별 이상반응 없이 잘 인식되었다는 점과 구형 PCI TV카드 역시 문제없이 인식되었다는 것.

조립을 대충 마치고 전에 쓰던 IDE 하드를 다니 특별한 에러 없이 옛날 Windows 2000으로 부팅을 한다. 옛날 펜3 866에 512M sdr 메모리 컴보다 조금 빨라 진것 같기는 한데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아무리 하드 디스크가 빨라졌다고는 하나 아직까지는 디스크 입출력이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부분이기는 하나 보다. 거꾸로 말하면 사용자가 속도 향상을 가장 체감할 수 있는 부분 중 하나가 하드디스크라는 말이 되겠지. 역시 SATA를 달 걸 그랬나?

120mm짜리 팬 두개를 앞뒤로 달아 놓으니 소리가 상당히 크다. 커넥터 배열을 바꿔서 12V에서 5V나 7V로 바꿔야 할 듯 싶다.

Windows는 2000을 쓰면서 특별히 부족한 게 없고 비스타가 나온 마당에 특별히 XP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Fedora는 6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예정. 지금 페도라2는 아무래도 한글 프린팅과 USB 장치 자동 인식 면에서 조금 부족하다. 또 64비트 버전을 깔아 64비트 프로세서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면 옛날에 쓰던 32비트 프로그램들은 다시 컴파일해야 되나?

얼룩이면 어떠냐, 빠르기만 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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